부가세 예정고지, 3분의 1 기준은 생각보다 넓다
10월이 되면 개인사업자에게 고지서 한 장이 날아옵니다. 7월에 1기 확정신고를 하고 석 달밖에 안 지났는데 또 부가세를 내라는 내용입니다. 부가세 예정고지입니다.
금액을 보면 대개 지난 반기에 낸 세금의 딱 절반입니다. 문제는 올해 하반기 장사가 지난 반기만 못할 때입니다. 실적은 줄었는데 고지 금액은 좋았던 시절 기준이니,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체감보다 큽니다. 이럴 때 쓸 수 있는 길이 하나 있고, 그 기준이 생각보다 넓습니다.

부가세 예정고지는 직전 반기 세금의 절반이다
부가가치세법 제48조 제3항에 따라 세무서는 개인사업자와 소규모 법인에 대해 직전 과세기간 납부세액의 50%를 예정신고기간이 끝난 뒤 25일까지 징수합니다. 하반기 기준으로 보면 1월부터 6월까지 낸 세금의 절반을 10월 25일까지 내라는 뜻입니다. 올해는 10월 25일이 일요일이라 기한이 다음 날인 26일 월요일로 넘어갑니다.
징수할 금액이 50만원 미만이면 고지 자체가 나오지 않습니다. 직전 반기 납부세액이 100만원에 못 미쳤다면 이번 10월은 낼 것이 없다는 얘기입니다.
여기서 소규모 법인은 직전 과세기간 공급가액이 1억 5천만원 미만인 법인을 말합니다. 그보다 큰 법인은 고지를 받는 것이 아니라 7월부터 9월까지의 실적으로 직접 예정신고를 해야 합니다. 국세청 신고납부기한 안내에 이 구분이 정리돼 있습니다.
매출이 줄었다면 예정신고로 바꿀 수 있다
같은 조 제4항은 휴업이나 사업 부진 같은 사유가 있으면 고지 대신 예정신고를 하고 실제 실적대로 낼 수 있게 열어 두었습니다. 구체적인 요건은 시행령에 있습니다. 예정신고기간의 공급가액 또는 납부세액이 직전 과세기간의 3분의 1에 미달하면 됩니다. 시설투자 등으로 조기환급을 받으려는 경우도 예정신고가 가능합니다. 국세청 국세상담센터 예정신고 안내도 같은 내용을 설명합니다.
많은 사장님이 이 3분의 1이라는 숫자를 보고 매출이 3분의 2쯤 날아가야 해당된다고 생각하고 넘어갑니다. 그런데 비교 대상을 다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. 이번 예정신고기간은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이고, 직전 과세기간은 1월부터 6월까지 여섯 달입니다. 석 달 실적을 여섯 달 실적의 3분의 1과 비교하니, 석 달 기준으로 환산하면 기준선은 3분의 2가 됩니다. 분기 매출이 지난 반기의 분기 평균보다 33% 넘게 줄었으면 해당된다는 뜻입니다.
매출 감소 폭별로 얼마를 덜 내는지 계산했다
가정은 이렇습니다. 상반기 공급가액 1억 2천만원(분기 평균 6,000만원), 상반기 납부세액 800만원인 개인 일반과세자입니다. 매출 대비 납부세액 비율은 상반기와 같은 6.7%로 두었습니다. 그러면 예정고지 금액은 400만원이고, 예정신고가 가능한 선은 3분기 공급가액 4,000만원 미만 또는 3분기 납부세액 약 267만원 미만입니다.
| 7~9월 공급가액 | 분기 평균 대비 | 실제 납부세액 | 예정신고 가능 | 10월에 내는 돈 | 고지 대비 차이 |
|---|---|---|---|---|---|
| 6,000만원 | 0% | 400만원 | 불가 | 400만원 | 0원 |
| 4,500만원 | -25% | 300만원 | 불가 | 400만원 | 0원 |
| 3,900만원 | -35% | 260만원 | 가능 | 260만원 | 140만원 |
| 3,000만원 | -50% | 200만원 | 가능 | 200만원 | 200만원 |
| 1,800만원 | -70% | 120만원 | 가능 | 120만원 | 280만원 |
두 번째 줄과 세 번째 줄 사이가 경계입니다. 매출이 25% 줄어든 사업자는 400만원을 그대로 내고, 35% 줄어든 사업자는 260만원만 냅니다. 체감상으로는 비슷한 불황인데 10월 현금 유출은 140만원 차이가 납니다.
매출이 그대로여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. 요건이 공급가액 또는 납부세액이라서, 3분기에 장비를 들이거나 재고를 크게 사들여 매입세액이 늘었다면 납부세액만으로 3분의 1 선 아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. 매입이 매출보다 커서 환급이 나오는 상황이라면 아예 조기환급 쪽으로 예정신고를 하는 편이 낫습니다. 이 경로는 부가세 조기환급 요건과 신청 방법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.
줄어드는 것은 세금이 아니라 10월의 현금이다
이 계산에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어 분명히 해 둡니다. 예정신고를 한다고 하반기 부가세 총액이 줄지는 않습니다. 10월에 고지 금액을 냈든 실제 실적으로 신고했든, 그 금액은 내년 1월 확정신고 때 하반기 전체 세액에서 빠집니다. 고지로 더 낸 부분은 1월에 덜 내게 되고, 신고로 덜 낸 부분은 1월에 그만큼 더 냅니다.
그러니 이 선택의 가치는 석 달 동안 손에 쥐고 있는 현금입니다. 위 표에서 140만원에서 280만원을 1월까지 운전자금으로 굴릴 수 있다는 정도이고, 이자로 따지면 몇만 원 수준입니다. 매출이 빠진 시기에 그 몇백만 원이 급한 사업장에는 의미가 있고, 여유가 있는 사업장이라면 세무대리 비용이나 신고 품을 들일 만큼은 아닐 수 있습니다. 판단 기준은 절세가 아니라 자금 사정입니다.
반대로 고지서를 받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기한을 넘기면 납부지연 가산세가 날짜만큼 붙습니다. 예정신고를 할지 말지 고민하다 기한을 놓치는 것이 가장 나쁜 결과입니다.
정리하면 확인할 순서는 이렇습니다. 먼저 7월부터 9월까지 공급가액이 상반기 공급가액의 3분의 1, 즉 분기 평균의 3분의 2 아래인지 봅니다. 매출이 기준을 넘더라도 매입이 커서 납부세액이 상반기 세액의 3분의 1 아래로 내려갔는지도 봅니다. 둘 다 아니면 부가세 예정고지 금액을 기한 안에 내고 1월에 정산하면 되고, 하나라도 해당되면 실제 실적으로 예정신고해 10월의 현금을 아끼는 쪽을 검토하면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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